세월호 기간제교사 유족 "연금보다 선생님으로 인정받았으면"

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 인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왼쪽), 고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이종락씨가 참가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 때 학생들을 구출하다 희생됐는데도 기간제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한 교사의 부모가 연금보다는 딸들이 선생님으로서 인정받게 하고 싶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원고 교사 고(故) 김초원씨(27)와 고 이지혜씨(32)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고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 씨는 인사혁신처의 순직 신청 반려를 비판하며 서명 운동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뜻도 내놓았다.

김성욱 씨는 13일 오전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사혁신처의 순직 신청 반려에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전국 초중고 현직 교사 12만 명에게 받은 서명지를 오는 14일 인사혁신처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정규직 교사 7명은 지난해 7월 안전행정부로부터 순직 처리를 받았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들의 유족들에게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순직 절차를 안내했다. 하지만 김초원씨와 이지혜씨는 순직심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두 교사의 유족은 유족급여 및 유족보상금을 청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반려했다.

인사혁신처는 두 교사가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이 아닌 일반 근로자로 분류돼 순직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 교사가 공무원연금법 제3조에 규정한 '상시공무'에 종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연금법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두 교사가 "매일 밤 10시30분까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혁신처는 처음에 두 교사가 상시근무를 안 해서 순직처리가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나중에 정규직 교사와 똑같이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고 공무원연금에 기여를 안했다는 다른 이유를 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기간제 교사도 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서울중앙지법은 성과급 관련 소송에서 기간제 교사들도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씨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 대한변호사협회에서도 기간제 교사를 교육 공무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도 인사혁신처의 결정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오직 인사혁신처만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족들이 매달 연금보험 몇 십만 원을 받으려고 이런 요구를 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우리 딸도 선생님으로서 똑같이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